손 때자국이 남은 향수병에는
이제 그를 덜어쓸 일은 없지만,
이따금 내가 쓰던 편지에 전해줄 수없는 내 살결향기와,
또 때때로 선물 속에 못다한 한 마디,
울적한 날에 눈물 대신,
나이 대신,
기억 대신
... ...
아마 바다로도 모자랄
그가 떨어진 향수병에는.
다만
나의 여러 시간속에 살고있는
회상이라는 이름이
아릇했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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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병에 남은 향기가
담겨있던 그를 말할 따름이지만,
그것이 의미없고, 이제 잊어야 할 것이 아니냐 하여도.
그 것을 담고있던 그에게 묻은
나의 몇번의 손자욱이,
내 온갖 육신을 다덜어도 못 채울
마음의 시간을 담고있기로.
雪<ゆ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