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편지를 망설인것은
"필연의 때를 기다려 왔노니."
오늘
내가 보지 못한 이름과, 알지 못한 형상들이
눈 한송이에 크게 담겨 세상에 쌓인 것을,
-그것이 마음에 품었다는 이유 하나로-
그래서 내가 무척 오늘 울적했음을 시인하는 바입니다.
잡담이라는 제목이 솔직히 맘에 차지 않았지요...
어떻게 지금 나의 진심을 토로하는 때가 잡담이라는 미명으로 떨어질수가.
그래서 수필도 아닌 것이 이렇게 수필로 둔갑을 하게된 것을
저는 굉장히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래요. 어렵게 말하지않고, 첫눈이 왔어요.
첫눈답지 않게, 밤에 몰래 찾아
함박지게 내렸답니다.
눈 한송이 마다
'이 눈을 보고있을 많은 나의 dear'
들을 떠올렸습니다.
필연의 때라는 것은 그토록 그리움이 사무칠 이 때.
자글자글 남은 우주의 불똥들이 사그러듬에도
감정만이 폭주하는 이 노을의 끝물에 말입니다.
추운날씨에 태양지기는 일찍 밤을 부르기 위하여
가로등을 일찍 거두어 들였기에
유난히, 유난히 일찍찾는 무섬.
그럼에도 내가 사랑하는 가로등과 나무-그들은 마주보고 있습니다.
마주볼때 나무는 레몬빛 가로등 불빛에 희게 변하는 것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청백색의 시리우스 같은 무수한 눈...
나는 이 황홀에 함께 재잘재잘 떠들 이가 없음을.
또 그렇기 때문에 그대들이 사무치게 그리웠을을 시인합니다.
그래서 나는 혼자있는 무섬을 추위보다 더 소스라치게 느낀 길.
그래서 그대들이 없는 내가 얼마나 나약한 이인지를 잊을 수가 없드랍니다.
그래서 이렇게 그대들을 찾는 목소리를 몇자 적어 띄웁니다.
雪<ゆ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