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루한 등에 내린 누런 전구불빛에
찰락거리는 눈물의 짠 맛,쓴 맛을 기울이는 겨울,
철없는 TV의 껌벅거리는 눈과
녹이 내린듯 뻘껀 노란색 가로등이 점점히,
거리에 마치 세월을 초월한 듯한 형형의 불꽃,
세상아, 그렇게 타죽는 구나.
철없는 연인이 첫눈에 따라올 낭만을 기대하겠지만
식어가는 계절 차게 식은 화학물질을 목구멍에 떠넘기는 속은
시베리아의 평원, 흔한 나타샤도, 어린왕자의 발자국도 없는
외로움과 미칠 듯한 적막이다.
차라리 눈을 감아보아도 느껴지는 것은 건조한 모래의 냄새, 말라버린 나무껍질의 내음새.
차라리 썩는 여름이 나았다, 그러면 우리는 욕지거리라도 할 힘이 있었다.
너는, 그리고 평화롭던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어디에도 없다. 오로지 배고픔을 우스개 삼는 이들과
가난을 부끄럽게 한 기름낀 어느 영감님들과 그의 가족이고,
우리는, 우리는 애초에 보이지 않는.
그래, 세상 너와 죽어버린 방황하는 영혼인가 보다.
=====================================================
굳이 시라고 할것도 없고
벌써 크리스마스랍시고 떠드는 교우들의 말에
갑자기 나는 화가 났던 것이다.
청계천의 아름다움을 기다리겠지만
이미쫒겨나 버린 우리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다.
떨어진 전태일의 머리가 있다.
오늘. 죽어버린 이들이 있다.
거짓말과 환상, 유토피아에 도취한 어른들로
시든 새싹은 마악 부불어오르는 꽃을 기다리다가 황망한 겨울에 죽었다.
겨울의 이상한 따뜻함으로 개나리와 진달래가 도처에 피었다.
그리고 오늘 갑자기 추웠던것은.
겨울답지 않았기로 죽어간 나약한 우리의 저주인 것같은 침울한 생각이 들었다.
하늘은 회색으로 물들어 눈을 품은듯 부불어 오르고 있었음에도....
결국 우리는 앞만보고 가라는 말때문에
하늘과, 땅바닥사이에 보이지 않는 우리의 잊혀진 것들을
없는것이라 단정짓고 사는 것에 길들여 져버린 슬픈,
모든 죽어버린 상황을 모르는 방황하는 영혼이기로.
雪<ゆ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