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터오는 것을 보면서
느꼈습니다.
새삼 내가 열심히 살고있구나 하는 사소한 기쁨과,
내가 찌들어 살고있구나 하는 자괴감과,
이 밤을 같이 보고있는 친구들에 대한 안쓰러움을요.
요즈음 사실은 조금 불안하구요,
잘 할수있을까 하는 노파심이 생겨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수없는 각오의 서<誓>를 새기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꿈과, 이상과,미래와, 현재의 즐거움을 토로하며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산다고 나는 말할 수있어요.
한 때 나는 사람을 믿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너의 머리를 밟고 너의 머리채를 쥐고 사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병든 나를
아름다운 꽃으로 불러준 나의 가족, 나의 친구, 나의 선생님, 나의 이웃...
꽃이라 불리더니 꽃으로 피게되어서
저는 5월보다 눈부신 십대의 마지막을 참 아름답게 사노라 합니다.
누구라도 아름답게 만개하는 봄을 가질 자격이 있음을
나는 요즈음 차곡차곡 배워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힘겨울것같은 올해도 사랑할 수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사랑할 수있기 때문에 나는 힘든 것도 모르겠습니다.
잠을 못자서 얼굴에 빨간꽃이며 호수에는 그림자가 드리워도<다크서클이죠>
나는 고3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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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사실 이 글은 요즈음 고1 아이들을 보며 쓰게 된 것입니다.
어디에든 경쟁이 있다지만서도
사람을 사랑하며 믿질 못하고
그저 아비규환의 전쟁을 치루려하는 어린것들에게
나는 '아직은 찌들나이가 아니다' 라고 하고 싶어서요.
이건 참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입니다. 네. 그래요.
하지만 며칠 전, 아니 어제만 해도 시험 때문에 죽어버린
이 여리고 가엾은 꽃들에게
너희가 틔울 꽃은 결국 희망임을 잊지 말라고
누군가는 말해주고 설득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요즈음 나는 무한경쟁이라는 고3, 지금이 제일 행복합니다.
열심히 살고, 기대도 해보며, 나를 믿고, 너를 의지하고 가는 이 길을 가다보면
내가 심어놓은 씨앗이 틔우는 광경을 보게 되리라고 생각하기에
나는 너무 행복합니다.
경쟁은 누군가의 심장을 겨누는 것이 아니라
너의 까마득한 미래를 밝히기 위해서
그 곳으로 그곳으로 너희가 가는거라고
하고 싶습니다.
물론 아직 나 역시도
경쟁과 긴장이 끝난 것은 아니고, 또한 내 살아가는 간에는
끊길일도 없음을 압니다.
다만 우리 나중에 어른이 되어 문득 돌아볼 때에
일년이 십년같은 귀한 유년이
추레하고 볼품없어서야는
건강한 나무가 될 수 없노라 함을
우리 아이들은 알았으면 싶습니다.
雪<ゆ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