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라는게 그리 쉽게 볼 것은 아니다.
난 이제 겨우 고2밖에 되지 않는다. 한창 삶의 1쿼터를 중간쯤 지나고 있는데
벌써부터 인연이 이렇네, 저렇네 하는 꼴을 보면 내가 봐도 참 웃기지만
진실로 인연이라는게 그리 쉽게 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드라마나 소설이나 영화에서, 혹은 신기한 이야기들 꾸러미에 섞여오거나 하는
좀 드문 인연의 끈들을 보고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요즘 사람들(나도 요즘 사람이지만)은 참 인연을 우습게들 보는게
그리고 인연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보지도 않고 앞만 보고 살아가는게
아직 인생에 아침을 지나지 못해본 나로서도
뒷통수를 긁고 입맛이나 다시고 있을 일인 것이다.
흔히들 '인연 끊자'고 하는건 차라리 낫다.
누구도 그런 말을 진짜 '인연'을 염두에 두고 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앞만 보고 살아가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열심히 살아가고...자신의 목표를 위해 나아가는 모습
사실 그건 사회인으로서 마땅한 도리이고 한 사람에게 있어 가장 필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인연의 어딘가 조금을 깎아나가며 그만큼의 가치를
자신의 앞길을 닦는데 쓰는건 그다지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다.
비록 자신이 피크에 도달했을때 가까이에 있는 인연을 껴안고
끝까지 걸어가고자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만
내가 볼때 그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게 아닐까 싶다.
모든 인연은 중요하다. 물론 악연도 나름대로 중요하다.
악연이라고 해서 무작정 소금을 뿌려대고 하느님을 외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난 중3때까지 그저 '차카게 사는 것'이 최고인 줄 아는, 일본어로 '빠가'였다.
물론 그때까진 아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별다른 악연도 없었다.
아니, 악연이 있을래야 있을 수가 없는, 나는 악연의 불모지였다.
하지만 연극부 부장을 맡고 1년.
연극부 사람들 모두 결국 악연으로 내게서 등을 돌리고 말았다.
인연이 중요한 줄 알았다면 그렇게 어리석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물며 한 사람이라도 내 가슴으로 내달리는 인연을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의 나를 떠올리면 난 이미 만신창이다.
하루하루 그들은 참을 수 없는 무게로 가슴을 짓이기고 압박했다.
지나가는 인연에 얽매이기 때문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과거의 인연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스스로 떠올리지 않는다고, 그다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다고 쳐도
역시, 인연이라는게 그리 쉽게 볼 것은 아니다.
과거는 현실의 축적이고, 현실은 미래의 거울이다.
과거의 인연은 우리가 볼 수 없는 먼 곳에서 호흡한다.
현재의 인연은 과거로 과거로 흘러가고
미래의 인연은 과거의 인연이 뻗어나간 작은 나뭇가지들이다.
헛소리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주 조금 살아보며 느낀것과 어른들 말씀을 들어보고
얼마 되지 않는 책을 읽어보며 느낀 인연은 나에겐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