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서야 알았다
멈춘 선풍기 날개에
먼지가 조금 낀 걸
선풍기는 도대체
홀로 얼마나 깊어지려고
먼지 분칠을 한걸까
주인을 부쳐주면서
홀로 더위에 허덕여도
끝내 자신 부칠 줄은
모르면서
별도 더위에 축 쳐져서
두꺼비 울음처럼 빛나던
어릴 적 여름밤을 떠올리면
선풍기 날개에 별이 빛나고
문득 나의 어린별이 생각난다
어머니 무릎팍에서 빛나던
그 영롱한 숨소리가 생각난다
선풍기 아슬아슬한 목덜미에
여름밤 별들의 땀이 맺혔다
선풍기가 다시 내 몸을 햝는다
목넘어 찾아오는 그것은
어린별의 묵은 향기와
눈물, 어머니의 눈물...
- 2003년 8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