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됐다
처음 문사에 들어왔을 때가 생각난다
2001년 11월의 어느 날...
그땐 나도 참 어렸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처음 들어오고 '화악'벌어지는 문사에 취해가지고
순간 '오~'소리를 지르며 정신없이 가입 버튼을 누르고
문사를 돌아다니고...시를 읽고...글을 쓰고...
특히 작가방을 보며 여러가지 만감이 교차했던게 생각난다
당시만 해도 내 장래희망이 '글장이'였기 때문에
치기어린 경쟁심으로 하루하루 막 글을 써내려갔다.
그리고...그런 생각없이 써온 글들이 모두 영혼없는 글씨들의 조각이라는 걸
알아차린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작가방을 새로 만든다고 했을 즈음이니까.
알아차리고 나서 작가가 되려고 신청을 했었다...
그 옛날 그리도 글을 막 써내려가던 내가 작가가 됐다.
기뻐야 하는데...음...왠지 모르게 가슴 한켠에 앙금이 쌓인다
이제 곧 고3인데...요즘엔 글을 잘 안쓰고 책도 그리...
앞으로 작가방을 걸터메고 가야할 길이 험난하게만 보인다
작은 자갈들도 커다란 바위로 보이고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무들도 내게는 거친 유령으로 보인다
하지만 나는 작가가 됐다
이제는 작가답게, 곧 문사 2년차가 되는 문사 회원들 중 한 사람답게
성심껏 글을 쓰고, 문사 회원님들께 보여드리는 일만 남은걸까...
남은 시간동안...그저 작가방에 놓여질만한 예쁜 시들을
잘 진열해 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