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솔 불어오는 가을 바람은
내 엉킨 발부리를 요리조리
피해 가며,
뜻 모를 내 노래는 바람을 타
머나먼 이북 땅이 보이는
38선 마른양지 위를 더듬거리고
있다
난 지금 詩를 쓰고 있다
동녘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솟아오른 해에게 전하는 노래는
내 깊은 마음이 되어,
온 하늘을 뒤덮는데...
나는 지금 혼자다
야! 가을이다 하며,
탄성섞인 말이 여기저기서
빗방울 튀기듯 튀어나오고,
가을의 해는 중천에 떳다
어제 우린 사랑을 했었는데
어제 우린 이별을 했었는데
가을의 해는 벌써
내 머리 위 중천을 감싸며
붉은 전율로 흐르고 있다
난 지금 사랑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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