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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우리 마주 잡은 두 손은 (4)

     날짜 : 2003년 11월 12일 (수) 2:14:11 오후     조회 : 827      
『나 아파, 힘들어! 이렇게 아프고 힘들 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들리지 않아!!』

나는 귀가 떨어져라 버럭 소리쳤고, 그런 내 모습에 화들짝 놀란 지영이 잡고
있던 내 손을 그만 놓고 말았다.

『야, 이 바보야!! 그래서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쉽게 되지가 않는단 말
야!! 절대고독의 상황으로까지 날 방치해 두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가끔은 세
상으로부터 내 자신을 막아두고 싶을 만큼 힘이 든단 말야!! 그럴 때면 네가 말
한 것처럼 행하기가 쉽지가 않아. 오히려 그 사람들에게 기대어 위로 받고 싶
고, 이해 받고 싶어진단 말야! 그런데 그들은 그래주지 못한단 말야!! 그래서 화
가 난단 말야!!』

분에 받혀 씩씩대는 내 모습을 놀란 토끼눈을 하고 보고 있던 지영이, 이마위
로 처연히 흘러내린 자신의 머리카락을 연신 쓸어 올렸다. 그런 지영의 길고 하
얀 손가락이 가늘게 떨렸다.

『얼마나 끔찍한 일인 줄 알아? 하나로 섞이지 못해 소외감을 느껴야 한다는
건 정말 괴로운 일이라고! 그럴 땐, 어느 하나라도 한번쯤은 나한테 <괜찮다, <br/>괜찮다> 하는 위로의 말과 같은 따듯한 관심을 보여줄 수도 있는 거잖아. 매일
매일 그런 관심을 보여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야!! 단지 내가 몹시 힘들어할 때
잠깐 나의 입장을 생각해서 위로해줬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힘든 거 아니잖
아! 조금만 시선을 돌려 날 궁금해하면 충분히 알 수 있는 것들이잖아! 그런데
도 아무도 묻지 않아. 들으려 하지 않아.』

나는 감정에 못 이겨 <흑흑흑-> 소리내어 흐느꼈다. 그런 내 울음소리 따라
어깨가 들썩들썩 춤을 추었다. 가슴은 슬픔에 젖어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있는
데, 눈치도 없는 내 어깨는 눈물을 리듬 삼아 <덩실덩실> 한바탕 춤사위를 벌
이고 있었다.

『괜찮아.』

지영이 춤추는 나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이젠 다 괜찮아.』

지영이, 팔꿈치로 눈물을 훔치고 있던 나의 얼굴을 들어 눈을 맞추었다.

『괜찮아.』

오! 나를 보는 지영의 눈빛에 떠오르던 그 따뜻함이란! 정말이지 그 눈빛이 너
무나 따뜻해서 한겨울 추위조차 한 순간에 모두 녹아 내릴 것만 같았다.

『그래도 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어야 하니? 내 마음을 떼어 준 대가로,
그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어야 하고 배려해 주어야 해? 정말 나만 그래야 해? 정
작 내가 필요로 할 땐 아무도 없는데.. 정말 아무도 없는데..』

어느 샌가 지영의 손을 벗어나 있던 나의 손이 그녀의 새하얀 두 손안에 오롯
이 감싸여 있었다. 미처 내가 의식하기도 전에 이루어진 일이라 지영의 손안에
놓여진 나의 손은, 차분한 그녀의 그것과는 달리 한동안 갈 곳 몰라하며 움틀거
렸다. 지영은 그런 내 손의 불안한 방황을 잠식시키려는 듯 부드럽게, 내 손등
을 몇 차례 쓰다듬었다. 지영의 따듯한 눈빛만큼이나 따뜻한 손길이 점점 나의
마음을 잔잔한 호수로 만들어 놓았다.

『친구고 뭐고 다 원망스러워. 자신들을 한없이 믿게 만들어 놓고! 그래서 내
마음 한쪽 떼어내는 아픔을 지게 해 놓고! 정작 그들의 관심이 간절할 땐 나몰
라라하며 무책임하게 버려 두고. 그런데도 난 그저 이해하고 배려만 해야 한다
니! 그렇게 책임지지 못할 거라면 그래서 외로움을 느끼게 할거라면 나라는 존
재와 애초부터 관계 같은 건 맺지 말았어야지!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될
걸 나는 왜 세상에 남겨져 있나 싶은 생각이 들어. 마치 투명 인간이 된 듯한 기
분이 든다고!』

손이 꼭 잡힌 채로 지영의 곁에 있으니, 그동안 쌓였던 내 안의 모든 고민들이
자동머신처럼 <술술-> 흘러 나왔다. 눈물이 <술술-> 흘러내려서 나오는 말이
었는지, 소주를 <술술-> 들이마신 상태에서인지, 이유는 정확히 알 순 없었지
만 정말이지 <술술술-> 내 안의 문제가 되는 고민들은 잘도 흘러 나왔다.

『그런데 웃긴 건 또 뭔 줄 아니? 그럼에도 난 또다시 그들을 그리워한다는 거
야. 미워서 보기 싫은데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또 보지 않고선 견딜 수 없을 만
큼 그들 속에 있고 싶어진다는 거야. 웃기지? 그런 식으로 관계라는 것이 내 마
음 같지 않게, 맺고 끊어지고 또 다시 맺고 끊어지곤 하지. 그러면서도 제일 오
래 가는 관계에 대해서는 관심과 이해라는 책임을 져야 하지. 또한 결국은 그들
로 인해 외로움을 느끼면서도, 그들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결론으로 귀결이 되고
만단 말야. 하- 이 무슨 모순이란 말이니?』

그랬다. 날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그들임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나는
사람들에게로 돌아가는 일을 되풀이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사
람들 사이에서의 삶이 너무나 익숙해서, 그들이 없으면 스스로도 나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또 그들이 아니면 내가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 받을 수도 없기
때문에 말이다

..(5)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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