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딩중...
로딩중...
문학과 사람들
글쓰기 (Alt+w) 글붙여넣기(Ctrl+v) ^^!
오늘의 최근글 , 최근코멘트 RSS
로그인 | 회원가입 | 둘러보기
08월 03 (일) | 배경음악             
  • 문학방
  • |
  • 창작방
  • |
  • 작가방
  • |
  • 커뮤니티
  • |
  • 마이페이지
 낙서장 ·방명록 ·대화방 ·접속자
커버스토리 ·
문.사 살짝 리뉴얼 했습니다. [6]
문.사 살짝 리뉴얼 했습니다. 6
- 작가방 -
시
소설
수필
작가와함께
이전작가방
 
> 작가방 ( 작가방 > 이전작가 게시판 )
· 이전 작가게시판입니다.
[단편]우리 마주 잡은 두 손은 (3)

     날짜 : 2003년 11월 09일 (일) 8:44:07 오후     조회 : 1078      
솔직히 나는 그 날, 지영에게서 조금은 위로가 될 수 있는 어떤 말을 듣기를 원
했었다. 하지만 지영은 고개를 깊이 떨군 채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다. 그런 사
실은 날 무척 외롭게 했다. 그리고 지영을 몹시 미워 보이도록 만들었다. 그러
나 어쩌랴! 이미 난 지영과 깊은 정이 들어 버렸고, 제일 힘들 때 가장 먼저 떠
오를 만큼 지영을 너무 많이 좋아하게 되어 버린 것을.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영은 무심하게 입을 꾹 다물고는 연신 내 손을 <오물락- 오물락- <br/>> 주무르기만 했다.

『나, 오늘 오랜만에 보고 싶은 친구들을 모두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어. 모임
에 나왔던 친구들은 그동안 내가 살아온 삶의 자취를 함께 하고 또 지켜봐 온
이들이라 내가 얼마나 아끼는지 너도 잘 알 거야.』

『그래.』

『그런데 가끔 그런 친구들에게서 알 수 없는 서운한 감정이 일 때가 있어. 그
토록 오랜 시간동안 함께 했으면서도 완전히 날 이해하지 못한다는 서운함 말
야.』

『그랬구나.』

『난 정말 슬퍼. 왜냐하면 더 이상 서로를 알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그들의 몸
짓에 지독한 외로움을 느끼게 되었으니까.』

순간 무표정한 얼굴의 지영이 고개 들어 나를 보았다. 그런 지영의 검은 눈망
울은 차갑게 얼어 있었다. 그것은 마치, 어떤 잘못을 저지른 철부지에게 잘못
을 지적하고 훈계하려는 엄마의 엄숙한 눈길처럼 느껴졌다.

『그들에겐 버거운 그들만의 일상이라는 것이 있어. 네가 이해할 수 없는, 나
름의 이유를 지닌 일상 말야. 그 일상이 힘에 부쳐서 널 이해하기 위한 관심을
미처 쏟지 못 했을 뿐인지도 몰라. 그러니 단정짓듯 그렇게 말하지마. 또 어쩌
면 그들도 네게서 똑같은 감정을 느꼈을지도 모르는 일이잖아.』

『물론 바빠진 삶으로 인해 예전만큼 서로의 일상에 신경 쓰지 못하는 데서 기
인한 것이라는 것을 인정은 하겠어. 그렇지만 난 노력을 한다고!』

『네 생각만 하지말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 해 봐. 그들도 너와 똑같은 생각을
품고 그 자리에 있었다고 생각을 해 보란 말야. 그들에게도 분명, 네게서 이해
받지 못할 어떤 것이 존재해 있었을 거야. 그리고 넌 노력한다고 했지? 그럼,
더욱 네가 이해해야 해. 이해할 수 있는 힘을 지닌 네가 말야. 그렇게 하지 않으
면 넌 너의 삶을 추억할 친구 하나 없는 <절대고독>의 삶을 살아야 할거야. 그
어떤 생물체도 살지 않는 곳에 홀로 떨어져 사는 사람만이 느껴 봄직한 <절대 <br/>고독>의 삶 말야.』

지영의 말을 듣는 순간 몸서리가 났다. 나에게 있어 <절대고독>은 사람들 사
이에서 느껴지는 외로움보다도 더한 슬픔이고, 견디기 힘든 두려움이다. 그래
서 나는 사람들이 내 안에서 부재하고 있음을 자각할 때면, 지영이라도 내 곁
에 있어야 안심이 될 만큼 홀로 고립되는 일을 만들지 않았다. 혼자인 건 내게
있어 시뻘건 피를 <뚝뚝> 흘리는 처녀귀신을 만나는 것보다도 더한 공포였기
에 말이다. 나는, 비록 내 마음 한쪽 떼어내는 아픔을 겪는다 할지라도, 어쩔
수 없이 <함께 하면서 느껴지는 외로움>으로 인해 슬픔을 느낀다 할지라도, 사
람들 속에서 부딪치며 사는 것이 <절대고독>의 삶을 사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고 생각했다. 나는 그런 내 생각을 지영에게 그대로 전했다. 그러자 지영이 말
했다.

『그렇다면 네 <외로움>의 감정에 빠져있지만 말고, 그 원인을 찾아 깊이 들
여다보도록 해 봐. 그리고 좀 더 많이 너와 관계한 사람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려
는 노력을 해 봐. 그렇게 네가 먼저 관심을 두고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며 살
아야, 진정 널 궁금해하고 또 이해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어.』

『넌 계속 교과서 같은 말만 하는구나. 난 그런 윤리적인 말을 듣자고 널 찾은
게 아니야. 나도 내 문제의 본질이 뭔지 잘 알고있단 말야! 바보 같긴..』

『휴~ 내가 하는 말, 그들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그들 속에서 외로움을 느
끼는 널 위해서라는 걸 잘 알잖아. 교과서 같은 말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네가
아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란 그것밖에 없는 걸. 넌 앞으로도 숱한 사
람들과 만나 인연을 맺으며 살아가게 될텐데 그때마다 이렇게 아파하고 힘들어
하면 어떻게 잘 지낼 수 있겠어? 또 네가 말했듯 넌, 세상을 이루는 사람들과
전혀 관계하지 않고서는 살수도 없잖아.』

차라리 나 혼자였다면 이렇게까지 힘들어 할 이유가 없었다. 또 <절대고독>이
라는 것도 자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라는 존재는 처음부터 사람들로
부터 인식되어졌고, 사람들로부터 부여받게 되었고, 사람들로부터 확인되어졌
다. 그러니 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미 처음부터 사
람들에게서 벗어나는 삶을 생각할 수도, 살수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나는 일방적인 나의 이해와 배려만으로 유지되는 관계는 싫었다. 그런
데 지영은 먼저 관심을 두고 드러나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까지 이해하고 배려
하라 했다. 나는 무심한 그들로 인해 외롭고 힘든데, 그래서 오히려 그들에게
위안을 받아야 하는데. 지영인 내게 무심할 수밖에 없었던 그 사람들의 마음까
지 이해하라했다. 그러한 지영의 말은 곧, 날이 선 비수가 되어 그대로 내 심장
에 꽂혔다.

..(4)편에 계속..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11.09
:: 얼마전에... 친구놈 하나가 지독하게 슬픈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다가 갈 수가 없었어요. 어디서 부터 쓰다듬어줘야 할지... 서로 아무말도 하질 못하고, 그저 술잔만 기울였었죠... 10년된 친구인데... 그냥 둘이서 천천히 취해 갔죠... 그때 내 모습이 떠오르는군요...^^; 다음편을 기대 하면서... 붕어.

전체 : 58건
[단편]비 그리고 그 남자 1 21년전 974
[단편]그 친구 이야기 5(완결) 21년전 990
[단편]그 친구 이야기 4 21년전 895
[단편]그 친구 이야기 3 21년전 803
[단편]그 친구 이야기 2 21년전 775
[단편]그 친구 이야기 1 21년전 921
[꽁트]그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던가?(완결) 21년전 1,057
[단편]우리 마주 잡은 두 손은 (6-완결) 21년전 870
[단편]우리 마주 잡은 두 손은 (5) 21년전 1,145
[단편]우리 마주 잡은 두 손은 (4) 21년전 827
 [단편]우리 마주 잡은 두 손은 (3) [1] 21년전 1,079
[단편]우리 마주 잡은 두 손은 (2) 21년전 812
[단편]우리 마주 잡은 두 손은 (1) [2] 21년전 1,176
[단편] 운수 좋은 날(완결) [3] 21년전 1,566
[단편] 환영 받지 못한 사람 4 (완결) [1] 21년전 1,005
[단편] 환영 받지 못한 사람 3 21년전 869
[단편] 환영 받지 못한 사람 2 21년전 852
[단편] 환영 받지 못한 사람 1 [2] 21년전 1,261
first123
 
문.사소개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 포인트정책    
문.사 태어난 날 : 1999.09.01, 문.사 태어난 후 : 9469日 지남, 문.사 태어난 후 : 26주년
Copyleft (c) 문학과 사람들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