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딩중...
로딩중...
문학과 사람들
글쓰기 (Alt+w) 글붙여넣기(Ctrl+v) ^^!
오늘의 최근글 , 최근코멘트 RSS
로그인 | 회원가입 | 둘러보기
08월 03 (일) | 배경음악             
  • 문학방
  • |
  • 창작방
  • |
  • 작가방
  • |
  • 커뮤니티
  • |
  • 마이페이지
 낙서장 ·방명록 ·대화방 ·접속자
커버스토리 ·
문.사 살짝 리뉴얼 했습니다. [6]
문.사 살짝 리뉴얼 했습니다. 6
- 작가방 -
시
소설
수필
작가와함께
이전작가방
 
> 작가방 ( 작가방 > 이전작가 게시판 )
· 이전 작가게시판입니다.
[연재] 암흑의 비 (3-천상의 소리)

     날짜 : 2005년 02월 17일 (목) 3:46:21 오후     조회 : 859      

3. 천상의 소리



<이젠, 날 그만 미워해.>


암흑의 비가 광란의 춤을 마칠 때쯤, 그리고 풀숲의 여자가 <제 3의 존재>에
대한 호기심을 간신히 떨쳐내고 이제는 가야겠구나 발길을 돌리려던즈음, 지루
하게 이어지던 침묵이 깨어졌다.


<부탁이다, 날 그만 미워 해라.>


종전과 달리 검은 것을 보는 여자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넌 내가 곁에 있는 것이 싫겠지만 난 네 곁에 있는 것이 좋아. 그래서 난 늘 너 <br/>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뿐이야. 그런데 이번 여행은 내게 너와 분리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느끼게 했어.>


검은 것이 온 몸으로 검은 안개를 발산하자마자 영혼을 뒤흔들 것 같은 맑은 소
리가 또 다시 검은 것으로부터 울려 나왔다.
처음으로 깊은 침묵을 깨고 들려온 그의 소리는 참으로 맑고 아름다웠다. 또한
그 어조는 얼마나 다정다감했는지 모른다!
천상의 소리였다. 깊은 울림과 감동을 주는 음조가 음악처럼 퍼지는 그의 소리
는 듣는 사람의 영혼까지도 물들일 만큼 매혹적인 천상의 소리와 같았다!!


<모르겠니?… 나는 늘 너와 함께 하고 싶어.>


호소력 짙은 검은 것의 소리가 하얀 것의 냉담한 마음을 움직였는지, 하얀 것
은 검은 것의 소리를 듣자 마자 고개 돌려 바로 보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사
랑스러운 보랏빛 눈이 그의 추하고 무서운 얼굴을 보자마자 경멸을 담은 채 사
납게 치켜 올라갔다.
검은 것은 하얀 것의 표정이 표독스럽게 변해가는 것에도 아랑곳 없이 계속 이
야기를 했다.


<블랙홀 속에 널 혼자 두게 할 수 없었어. 네가 내 곁에 없는 걸 상상할 수가 없 <br/>었어. 나는 네가 블랙홀로 들어서게 되면 내 곁을 떠나 날 찾지 않게 될 거라는
걸 알았어. 그래서 나는 네 말을 들어 줄 수가 없었던 거야.>


검은 것은 하얀 것을 향해 한 걸음, 두 걸음 다가섰다. 하얀 것은 소스라치며 몸
을 떨었다. 그리고 더 이상 올라갈 것도 없는 보라색 눈을 한껏 치켜 뜨느라 하
얀 것의 눈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검은 것은 하얀 것의 모습에 짧은 한숨을 내
쉬며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한껏 치켜 올라갔던 하얀 것의 눈 꼬리가 본연의 위치로 돌아왔다. 그리
고 놀랍게도 신비스러운 보랏빛 눈이 검은 것의 금빛 머리칼에 오래도록 머물
렀다. 부드러움을 담은 채 오래도록.


<블랙홀에 데려가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


토끼처럼 순해진 하얀 것의 태도에 용기를 얻은 검은 것은 하얀 것의 손을 부드
럽게 거머쥐었다.


<난 유일한 너의 친구. 너의 모든 습관과 모습까지도 지켜봐 줄 수 있는 유일 <br/>의 친구.>


뽀얗고 자그마한 손을 조심스레 어루만지는 검은 것의 붉은 눈이 예의 그 갈망
의 념(念)으로 활활 타올랐다. 또한 예의 그 묘하게 일그러진 얼굴의 주름도 오
글오글 더 깊어졌다. 순간, 이를 본 하얀 것의 양미간이 찌그러지며 징그러운
벌레라도 본 것 마냥 검은 것의 손을 세차게 뿌리쳤다.


<네 곁엔 나 이외에 아무도 없어. 이런 나마저도 없으면 넌 살수 없어. 그러니 <br/>날 미워하지 마.>


<흥! 누가 네 친구야! 그리고 분명 내가 말했지! 내 허락이 떨어질 때까지는 소 <br/>리를 내지 말라고 말야!>


하얀 것은 손을 세차게 뿌리 친 것도 모자라 검은 것의 탄탄한 가슴팍을 팡팡!
때리기 시작했다.
검은 것은 갑자기 벙어리가 된 것처럼 고개 숙인 채 하얀 것의 경멸 섞인 말을
묵묵히 들었다. 하얀 것의 주먹질도 묵묵히 받아 내었다.


<내게 친구가 없는 건 추하고 더러운 몰골을 지닌 네가 곁에 있기 때문이야! <br/>너와 같이 있는 날 보고 무서워서 모두들 피하고 싫어한다고! 그런데 넌 간사
한 그 목소리로 친구들을 꼬여내서 즐겁게 웃기도 하고 놀기도 하지! 너는 날
외톨이로 만들려고 일부러 나와 붙어 다닌 거야.>


하얀 것은 모든 것을 참아내고 있는 검은 것을 심술궂게 째려보았다. 그러는
가운데에도 하얀 것의 암팡진 작은 주먹은 검은 것의 가슴을 팡! 팡! 때리는 것
을 멈추지 않았다.

팡! 팡! 팡!

하얀 것의 주먹이 검은 것의 가슴에 닿을 때마다 그의 가슴에는 하얀 빛 동심원
이 자그마하게 퍼지다 사라졌다.



...4편에 계속...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전체 : 58건
[연재] 암흑의 비 (5-끝없는 고통) 20년전 821
[연재] 암흑의 비 (4 -진실+상처) 20년전 777
 [연재] 암흑의 비 (3-천상의 소리) 20년전 860
[연재] 암흑의 비 (2- 침묵 속의 암흑) [1] 20년전 1,104
[연재] 암흑의 비 (1- 제 3의 존재) [2] 20년전 1,158
[짧은 이야기, 하나] 슬픈독백 [2] 20년전 1,446
[연재]넌 비가 오면 무슨 생각을 하니? (완결) 20년전 1,041
[연재] 넌 비가 오면 무슨 생각을 하니? 9 20년전 725
[연재] 넌 비가 오면 무슨 생각을 하니? 8 20년전 729
[연재] 넌 비가 오면 무슨 생각을 하니? 7 [1] 20년전 1,131
[연재] 넌 비가 오면 무슨 생각을 하니? 6 20년전 672
[연재] 넌 비가 오면 무슨 생각을 하니? 5 20년전 722
[연재] 넌 비가 오면 무슨 생각을 하니? 4 21년전 989
[연재] 넌 비가 오면 무슨 생각을 하니? 3 21년전 888
[연재] 넌 비가 오면 무슨 생각을 하니? 2 21년전 775
[연재] 넌 비가 오면 무슨 생각을 하니? 1 21년전 856
[단편]비 그리고 그 남자 5(완결) 21년전 702
[단편]비 그리고 그 남자 4 21년전 663
[단편]비 그리고 그 남자 3 21년전 791
[단편]비 그리고 그 남자 2 21년전 842
first123  last
 
문.사소개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 포인트정책    
문.사 태어난 날 : 1999.09.01, 문.사 태어난 후 : 9469日 지남, 문.사 태어난 후 : 26주년
Copyleft (c) 문학과 사람들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