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인가부터
당신을 상처내는 존재는
늘 내가 되었다.
나를 상처내는 존재는
늘 당신이 되었다.
숙명같은 인연으로
서로의 심장에 운명의 끈이 이어지던 날,
서로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욕심으로
나는 당신 심장에, 당신은 나의 심장에
이어진 끈을 모질게 잡아 당겼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생살이 떨어져 나갈 듯한 고통에 못이겨
서로는 짐승같은 비명을 지르며
헐어버린 자신의 심장을 붙들고는
오랜시간을 앓아야만 했다.
헐거워진 운명의 끈이
심장끝에서 날카롭게 일어서던 날,
나와 당신은 서로를 원망하며 미워했다.
그리고 당신과 나는 깊이 상처입고 말았다.
언제나 상처받는 나보다는
상처받는 당신 때문에 괴로웠다.
똑같은 상처로 똑같이 괴로움에
아파할지라도 나의 상처보다
당신의 상처가 더욱 가슴에 맺혔다.
아! 당신은 아는가,
당신을 사랑한 나는
모질게 끌어당겨지는 심장의 아픔에
가쁜 숨 몰아쉬면서도
당신의 아픔과
당신의 상처가 못내 괴로워
힘들게 아주 힘들게
꼭 잡고 있던 나의 손을
놓아버렸다는 것을.
당신을 상처입게 했던
그 실끝에 놓인 나의 손을
놓아버렸다는 것을.
밑동이 잘려 가락가락
실꼬리를 매달고 있는 헌 내 심장이
피울음을 토해냈다.
<이제 아프지 않죠?>
아직 이어진 내 심장끝, 당신이 쥐고 있는 그곳이
때때로 팽팽하게 당겨질때마다 눈물흘리며
고요히 되뇌었다.
<사랑해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