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던 그대여 이제 겨우 담담히 떠올릴 수 있습니다 별리의 고통으로 덮어두었던 흉터 속에는 내 철없던 욕망의 화살촉이 깊숙이 박혀있었습니다 세파에 시달리고 깨어져 만신창이의 무렵 극심한 회오에 몸부림쳤지만 초라하게 꺾어진 모습으로 그대 앞에 나설 수 없어 한탄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타오르다만 나무를 울타리로 쓸 순 없는 것 엷어진 여명의 끝자락에 그대를 실어 보내야 했습니다 아니 더 절절이 품었을 겁니다 보내고 맞아들이는 것쯤으로 부끄러운 내 허물들이 지워지지 않겠지만 부디 알아주시길 짧았지만 너무나 황홀한 시절이었다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