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와 우주 * / 안재동
누군가가 좋을 땐
그 누군가의 것이 아닌 것도 좋고
그 누군가의 것이 아닌 것의
아닌 것조차도 좋아질 때 있지요
누군가가 싫을 땐
그 누군가의 것이 아닌 것마저 싫고
그 누군가의 것이 아닌 것의
아닌 것까지도 괜스레 미워질 때 있지요
난 늘 그대가 그리우니
바로 내 눈앞에 그대가 있어도
그대가 그립고
그대와 연관되는 것이라면 유무형의
그 어떤 것도 나에겐 관심거리랍니다
때론 그리움이
뼛속까지 저며들 때 있고
그때마다 이 별, 저 별, 그리고
또 다른 하늘의 별들과 끝없이
대화를 나누며
우주를 유영하는 꿈을 꾸곤 하지요
그대는 내겐 언제나 따뜻한 우주이고
내가 울적할 때마다
내 발길 무심코 닿는 우주 속의
어느 화원에서
신비로울 정도로 아름다운
한 송이 꽃이 되어
화알짝 웃으며 나를 반기곤 한답니다
갓 결혼한 신부의 첫날밤
그 상기된 얼굴처럼
우주엔 우주의 우주가 있고
그 우주의 우주의 우주까지도
있을진대
그대가 내 곁에 있는 한 나에겐
그 어떤 우주도 신비롭고
경외로운 존재랍니다
그대로 인하여 내가 언제나
우주에서 편안히 머물 수 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