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 그 특별한 * / 안재동
불의 적수는 불이 아니고
물의 적수도 물이 아니다
불은 불끼리 물은 물끼리
만나면 서로 얼싸안으며
더 커질 뿐이다
사람의 가장 큰 적수는 사람이어서
불시든 의도적이든 사람끼리 만나
서로 쓰러뜨리는 일에 젖먹던 힘까지
다 쏟아버릴 때 있다
화가가 캔버스 위에 물감 뿌리듯
간단하게, 온 천지를
피범벅으로 만들어 버릴 때도 있다
그러나
불은 불끼리, 물은 물끼리
서로 마음까진 아우르지 못하지만
사람은 사람끼리
서로 마음을 아우를 수 있는
특별한 것이 있다
사랑이란 이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