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채
내 나이 스물살땐
사십의 여자는 여자도 아닌 줄 알았다
내 나이 서른살땐
오십의 남자는 무슨 재미로 사는가 했다
멈춰서서 하늘을 보니
흘러가는 구름은 그대로인데
스치는 바람만 횡하니 소슬하여
문득 도둑맞은 듯한 세월이구나
이쯤에서 창문을 열어볼까
다시 온 가을은 아름답기만 한데
중년이란 나이,그 쓸쓸함에 대하여
흘러가는 구름에게 이 마음 전해볼까
사십의 여자도
오십의 남자도
노을빛이 내려앉은 언덕을 바라보며
초저녁 별잎에 입맞춤을 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