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가까운 노대(露臺) 우에
아네모네의 고요한 꽃방울이 바랍에 졸고
흰 거품을 물고 밀려드는 파도의 발자최가
눈보라에 얼어붙은 계절의 창밖에
나즉이 얼어붙은 조각난 노래를 웅얼거린다
천정에 걸린 시계는 새로 두시
하 -- 얀 기적소리를 남기고
고독한 나의 오후의 응시 속에 잠기여가는
북양 항로의 깃발이
지금 눈부신 호선(弧線)을 긋고 먼 해안 우에 아물거린다
기인- 뱃길에 한배 가득히 장마를 싣고
황혼에 돌아온 적은 기선이 부두에 닻을 나리고
창백한 감상(感傷)에 녹슬은 돛대 위에
떠도는 갈매기의 날개가 그리는
한줄기 보표는 적막하려니
바람이 울 적마다
어두운 카-텐을 새여오는 보이얀 햇빛에 가슴이 매여
여윈 두 손을 들어 창을 나리면
하이-헌 추억의 벽 우엔 별빛이 하나
눈을 감으면 내 가슴엔 처량헌 파도소리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