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얀 모색속에 피어있는
산협촌에 고독한 그림속으로
파아란 역등을 달은 마차 한 대
잠기어 가고
바다를 향한 산마루 길에
우두커니 서 있는 전신주위엔
지나가던 구름이 하나 새빨간 노을에 젖어 있었다.
바람에 불리우는 작은 집들이 창을 내리고
갈대밭에 묻힌 돌다리 아래선
작은 시내가 물방울을 굴리고
안개 자욱한 화원지의 밴치위엔
한낮에 소녀들이 남기고 간
가벼운 웃음과 시들은 꽃다발이 흩어져 있었다.
외인묘지의 어두운 수풀뒤엔
밤새도록 가느단 별빛이 내리고
공백한 하늘에 걸려있는 촌락의 시계가
여윈 손길을 저어 열시를 가리키면
날카로운 고탑같은 언덕위에 솟아있는
퇴색한 성교당의 지붕위에선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