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과 골 * / 안재동
며칠 전 월드컵 축구경기에서
한국팀이 사활을 걸고 싸우다 결국 이겼던 상대
토고팀을 어젯밤엔 열렬히 응원하였다
한국팀의 경쟁자 스위스팀을 토고팀이
이겨주기를 간절히 기원했던 것이다
토고팀이 이기거나 비겨야
한국팀이 유리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토고팀의 석패였고 그것은
원망 그 자체였다
불운이라 아니 말할 수 없었다
그 토고팀이 며칠 뒤엔 프랑스팀과
승부를 겨룬다 한다
그땐 정말 토고팀이 이겨주길 간절히 바랄 것이다
행운이 넘치길 두 손 모아 빌 것이다
그래야 한국팀이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세월이 4년여 더 흐른 후
월드컵 경기장에서 지금처럼
한국과 같은 조로 스위스팀과 토고팀이 또다시
싸워야 할 상황이 만일 온다면
그 자리에서 우린
어느 쪽을 응원하고 어느 쪽을 원망하게 될까
월드컵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의 발은 한편으론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인생
민족 자존심과 국력 과시
전쟁과 외교를 방불케 하는
공 아닌 공을
치열하게 뺏고, 허망하게 빼앗기기도 한다
천군만마처럼 선수들의 발이 달린다
붉은 악마들의 함성이
경기장을 포화시킨 나머지 하늘마저 뒤흔든다
태극전사들에게, 붉은 악마들에게
아니 우리 모두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오로지
골,
골,
골~! 이기에
단 하나라도 더, 간절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