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콱콱 막힌다. 가슴에 뭐가 걸린 듯하다. 손으로 아무리 두드려도 내려가지 않는다. 머리가 무겁다. 눈이 침침하고 뒷골이 땡긴다. 책상위에서 여리게 숨쉬고 있던 작은 선인장을 바닥에 거침없이 내동댕이쳐 버렸다. 핸드폰을 꺼버렸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라디오를 들으면서 디제이의 유머에 웃고, 슬픈 발라드의 선율에 펑펑울었다. 소리지르고 싶지만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마치 혼자만 있는 것처럼 대화를 뚝 끊어 버렸다. 혼자서 드라마를 보면서 피식피식 웃었다. 슬픈 장면에는 눈물까지 글썽였다. 나의 침묵을 알아주길 바란다. 내 모습에 동요되어 나에게 손을 내밀어 주길 바란다. 자학하고 싶어하는 내 자신을 이해하고 말을 걸어 주길 바란다. 하지만, 나를 별로 이해하지 못하는 듯 하다. 그래...그들의 잘못이 아닌데... 무조건적 반항은 사춘기에만 용납되는건데... 어쩔 수 없는 일인데... 내 자신만 힘들뿐인데... 나는... 그래도 아직은 굴복하고 싶지가 않다. 이 전쟁의 끝은... 자멸?... 항복?... 승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