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 소리(1)
서럽다 서러워 밉다 미워
그렇다고 언제까지 지친 몸뚱아리에 매달려
팔이 떨어질 때를 기다릴 순 없다.
뜨겁게 말려 시들게 하는 해를
할퀴고 때리는 비바람을
늙게하는 흘러가는 세월을
누구도 원망할 수 없다
모두가 운명이라 생각하련다
영혼만은 죽지 않고
아픔을 삭이며, 피울음 삼키며
내년 이맘때 다시 또 피우리라.
부탁이오, 세상 사람들이여,
겨우내, 뼈속까지 스며드는
한기를 참고, 산고의 고통까지 참으며
내 몸뚱아리 꽃샘바람에 시려도
당신네들 기쁘게 하려고 이파리보다
꽃 먼저 피울 땐 찬사를 보내더니만......
이젠, 짓밟지 말고, 더러워 피하지 말고
시신이나마 한곳에 추스려 주시오.
떨어져 애처로이 나뒹구는
목련꽃을 주워 담지 못한 채
나는 그냥 가엾게 가엾게 보고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