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애태워서 피어나진 말아라 외진 곳에 내려앉아 아무도 몰래 피었다 지면 그 뿐 바랄 무엇 있어, 또다시 온 밤을 홀로 숨죽여 노래하는가 착각하지 말아라 바람 앞에 흔들리지 않는 풀잎, 보았는가 우리 타고난 가난이나 슬픔으로 세상이 환장하게 아름다와도 채 익지도 않은 술 권하지 말고 질긴 그리움이나 노랗게 달아 두었다가 어느날, 맛있게 술 익는 냄새 나거든 손도 흔들지 말고 가벼운 풀씨가 되어 먼 바람길로 다시 따라나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