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걷는다. -
그림자도 없는 무거운 대지의 기운이
정적을 감아 내게로 들어온다.
무거운 침묵을 덜어 낼
잎 끝에 스치는 한 줌 바람이 있었으면
나에게서 나를 들춰 낼
풀섶에 맺힌 한 방울 이슬이 있었으면
덧 없는 바래움의 시간이 흘러간다.
.
..
...
삶의 주변이 하나 둘 소리를 낸다.
열리는 또 하나의 하루.
무엇으로
삶의 흔적을 만들어야 하나?
어떻게
나를 나답게 살아내야 하나?
공허한 끝을 잡고 맴도는 생각
뜻 없이 울어대는 까치소리에
은근한 기대를 걸어본다.
무슨 좋은 일이 있으려나?
보다 나은 삶을 바라는 이에게
늘 같은 모습으로 열리는 일상은
소망처럼 살갑게 오지 않는다.
삶의 무게를 벗어낼 은근한 기대와
기적을 바라는 빈 마음보다
감사를 아는 평범한 일상이
내가 살아가는 존재의 의미이다.
바램처럼 다가올 미래를 위하여
늘 같은 일상에 삶의 의미를 더하여
감사와 사랑으로 살아내자
즐기듯 고뇌하는 삶의 흔적은
심연에 깔린 자아를 깨워
나를 소중하게 만들어 가며
삶의 역사를 이루어 낸다.
마음과 더불어 길을 걷는다.
또 다른 세상을 향하여
원숙한 삶의 완성을 위하여
아름다운 삶의 흔적이기를
딛는 걸음에 마음을 실어본다.
오늘도 나는 길을 걷는다.
*양주에서 한마음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