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아픈 달
물색없이
튕기듯이 피어대는 꽃들이 민망스러워
공연히 조각하늘만 바라본다.
4.19에서 5.18을 거쳐 6.29라는
겉옷만일망정 민주화라는 옷을 입게 되어
더 이상
젊은이들이 아까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월호에 가두어진 너희들의 세월을 외면한 채
우리들은 부질없는 세월을 보내고 있다.
인양이니 보상이니
탁구공처럼 바쁘기만 한 말들 들은 체도 안 하는
그 바다의 윤슬이 차마 슬프다.
글자가 없어서 시험이 없는
숫자가 없어서 등수도 없는
욕심이 없어서 무게중심이 필요 없는
그곳이었으면 참 좋겠다.
4월
앉은벼락으로 겪었던 지난해보다
더 아픈 올해는
배냇짓처럼 이쁜 애기 잎과도
상춘을 나누지 않으련다.
그냥 16일 까만 동그라미와
노란리본을 매 달아 둘 것이다.
조각하늘; 구름, 먼지에 가려 조금만 보이는 하늘
윤슬; 햇빛이나 달빛에 반짝이는 잔물결 상춘; 봄을 즐김
앉은벼락; 생각지 아니하게 갑자기 당하는 큰 불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