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편지
-박호민
늦게야 씁니다
산마다 가득했던 진달래
꽃들이 지고
이젠 눈부신 푸르름만이 남아 흐릅니다
내 눈물의 끝을 알 수 없듯이
그대는 늘 소리없이 왔다가 가고
그러나,
소중한 약속을 땅에 묻고 갑니다
빈털털이 마음,
빈 손이 되어 돌아오는 밤마다
더는 울지 않기 위해
더는 기다림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
애써 한 장 우표를 마련합니다
밤새워 정성들여 썼던 사연
새벽이면 또 부치지 못함을 알게 되지만
그 어쩔 수 없음이 오히려 기쁨이 됩니다
그대와
그대가 있는 분명한 주소가
아직 내 가슴에 흐르고 있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