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날, 아침 일찍 일어난 시에나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 추운 날, 낚시터엘 꼭 가야하나?”
파우와 약속을 했기 때문에 가긴 가야할텐데 너무 가기가 싫었습니다.
시에나는 요즘 파우에게 무척 짜증이 났습니다.
장난치기만 좋아하는 성격하며, 싸우다 부러진 왼쪽 수염, 심지어 호랑이 같은 줄무늬마저도 짜증이 났습니다.
그래도 약속은 지켜야한다는 생각에 어쩔 수없이 타박타박 낚시터로 간 시에나는 파우를 보자마자 인상을 찌푸렸습니다.
아침부터 누구와 싸웠는지, 눈 밑에 상처가 있었던 것입니다.
“왜 또 인상이야? 가뜩이나 못생긴 얼굴에...... 넌 샤미 좀 닮을 수 없냐? 걘 언제 봐도 밝고 예쁘던데, 넌 왜 그러냐?”
“뭐? 그런 넌 잘난 줄 아니? 매일 어디서 싸우고 다니는지, 상처투성이에 먼지투성이밖에 더 돼? 거기다 선물이라고 줄 줄 아는 건 생선가시밖에 없으면서...... 프린스처럼 깔끔하게 하고 다니면 어디가 덧나니?”
이렇게 말다툼을 하고 난 후 둘은 말도 하지 않고, 만나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몇 날 며칠이 지나고 함박눈이 내리던 어느 날, 파우는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솜털 같은 눈을 보고 있자니 마음 한구석이 아파 왔습니다.
‘시에나의 털 같아!’
시에나가 너무 그리웠습니다. 싸운 일이 너무 후회됐습니다.
같은 시간, 시에나 역시 창 밖으로 내리는 눈을 보고 있었습니다.
‘파우와 눈싸움이라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시에나는 벌떡 일어나 음식을 차리기 시작했습니다.
살이 통통하게 찐 생쥐, 연한 고기살의 연어, 짠 지 얼마 안된 신선한 우유. 모두 파우가 좋아하는 음식들이었습니다.
음식을 예쁘게 차려놓은 후, 시에나는 눈길을 지나 파우의 집으로 갔습니다.
“똑, 똑, 똑.”
“......”
노크를 했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었습니다.
계속 노크를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파우는 집에 없었습니다.
크게 실망한 시에나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시에나의 집 앞에 파우가 와 있었습니다.
“파우!”
손을 뒤로하고 있던 파우가 시에나에게 두 손을 내밀었습니다.
제비꽃다발이었습니다.
파우는 시에나에게 꽃을 주기 위해 멀리 떨어져 있는 ‘Flora Cat' 마을까지 다녀온 것입니다.
꽃다발을 받은 시에나는 눈물이 날 것만 같았습니다.
제비꽃은 시에나가 파우에게서 받은 최초의 선물이었습니다.
“사랑해!”
파우의 고백에 시에나는 파우를 꼭 끌어안았습니다.
“춥지? 들어가자. 집에 따뜻한 우유가 있어.”
둘은 두 손을 잡고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길에 남은 파우와 시에나의 발자국위로 함박눈이 소복이 쌓이고 있었습니다.
END.
..........정말 오랜만에 문사에 들렸습니다.
파우이야기의 마지막편을 겨우 올리게 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