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1
"도현아, 아빠가 말야.. 젊었을때 사람을 죽인적 있어"
소낙비가 한바탕 내리는 주말. 비는 내리고 있었지만, 습기를 가득 머금어 눅눅한 공기로 인하여 이유없이 짜증이 솟구치던 밤이었다. 포차서 아버지와 술잔을 기울이던 와중 뜻밖의 얘기를 꺼낸 아버지로 인하여 안주로 향하던 손이 멈칫했다.
"엥? 그건 또 무슨소리야"
황당한 느낌이 그대로 실린탓인지 억양이 살짝 격양되어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구치소 에 들어갈뻔 했었는데 필사적으로 도망쳤지"
"…정말이야?"
그말을 끝으로 아버지는 말없이 술잔만 연거푸 비우셨다. 호기심이 일어 추궁하듯 되묻는 물음에 말없이 나를 바라보던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 였다.
"궁금해?"
"아…응"
순간 커다란 쇳덩이가 뒷통수를 내려치는듯한 기분이들었다. 붉은낯빛 과 살짝풀린 눈 은 평소와 같았지만 눈빛 만큼은 또렷이 살아있었다. 단순 술주정으로 치부하기엔 꺼림칙한느낌 이 들어 선뜻 긍정은 할수 없었지만, 아버지의 결연한 눈빛이 진실을 털어놓고 싶어 하는것 같았다.
"그때가 내가 스무살이 되던 해였을꺼야…"
과거를 회상하며 자조적인 웃음을 띤 아버지가 낯설었지만 이내 나는 아버지의 과거 이야기에 동화 되고 있었다.
연재주기는 매주 화.금 요일에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