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책없게도 그냥 생각나지 뭐예요.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본사 홈페이지를 뒤져봤지만
역시나 없었어요.
너무 많은 시간이 흐른게죠.
저 때문에 장사 안된다고 야단만 치시던 소장님.
미스 유 보다는 이름을 불러 주셨던 부소장님.
내 부탁을 너무 잘 들어주던 식품 담당님.
조금은 느끼했던 비식품 담당님.
매일같이 포장을 부탁했던 후방 담당님들.
눈이 무지 컸던 서무언니와 나랑 친했던 현숙이.
그리고 내게 엄마 같았던 파트타임사원들.
또.. 내가 짝사랑하던 식당 아저씨.
아직 그곳에서 일하는 분이 계실것 같아 한번쯤 찾아가고 싶은데.
저 어리버리한거 아시잖아요. 가는 방법을 잊은걸요.
아니. 갈 수 있더라도
그곳에 가면 눈물이 날까봐 차마 가지 못하겠어요.
일하면서 웃는 날 보다 우는 날이 더 많았으니까요.
내가 너무 힘들었던 어느날인가
사무실에서 쉬어가며 정리하고 있는데
다들 내가 사라진 줄 알고 놀래 방송을 하고 찾으러 다녔었던게 기억나요.
깊은 생각에 빠져 방송도 못듣고.
얌전히 사무실에 앉아있는 날 바라보고 다들 한숨을 뱉어냈죠.
그땐 그게 너무 웃겼는데..
또 한번은
퇴근 하려는데 후방쪽에 느닷없이 돼지같이 생긴 쥐가 나타나
다들 놀래 발길질을 했지만
그 쥐는 꼼짝도 않고 오히려 사람들한테 다가왔던것도 생각나요.
자세히 보니 그거 햄스터였잖아요.
내가 꼬리를 잡고 흔들어대자 다들 여자도 아니라면서
가까이 오지말라고 소리쳤었어요. 기억나나요?
결국 소장님이 햄스터를 뺏어 멀리 던졌는데
햄스터 죽진 않았었겠죠?
소장님 전근 가시던날도 어렴풋이 떠오르네요.
맨날 잔소리만 해대던 분이라
전근가시면 정말 좋아 춤출것 같았는데.
나랑 현숙이랑 얼마나 울었다구요.
울면서 소장님 불렀는데 뒤도 안돌아보고 그냥 가셨어요.
손만 흔들면서.
그러고보니 미안한게 생각나네요.
집안사정으로 회사 돈을 빌려놓고 갚지 않았던것 같아요.
별로 큰 돈은 아니었지만.
겨우 차비정도에 불과했지만. 얼마나 고마웠다구요.
그날 돈 못빌렸으면...
더 많이 울었겠죠.
너무 보고싶어요.
살아있으면 언젠간 만날수 있을테죠?
그러리라 믿어요.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고마웠어요.
매일 사고만 쳤던 내게 잘 해주셔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길 바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