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가 질린다는 말을 한 번쯤 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랑에 배부른 사람은
편지를 주고싶어도 그 냉정한 한마디에 주저하게 되는 사람은 보지못하죠.
언제였을까요? 친구에게 내가 쓴 시들이 모두 촌스럽고 유치하다는 말을
듣고 볼을 새빨갛게 달아오르게 했던 적이.
다시는 편지에 고운말이나, 시, 음악, 책이 사라진 그 시점이.
나는 손으로 뭘 하기 좋아하는 사람이지요. 그 사람에겐 손으로 마음을
못 전하는게 돈 없는 것보다도 가슴이 미어져요.
편지를 이렇게 인터넷에 올리는 이유는 내가 그리워 하는 많은 대상에게
위안을 주고 싶은 까닭이예요. 나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지만
손으로 쓴 편지는 메일보다 지우기 어렵기 때문에 더 무게가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너무너무 춥죠? 감기에 걸린 문사가족들 몇 분이 문자도 보내면서
엄살을 부려주면 나는 나대로 그게 고마워요.
엄살은 약한 모습이라 나에게 그걸 보여주면 우리는 경쟁상대가 아니라 친구
라는 생각이 막 들기 때문이죠. 조금 웃긴 이유인가요?
그래도 오늘은 따뜻해서 좋았어요. 목도리도 안하고 얇은 옷을 다시 꺼냈죠.
난 이렇게 최대한 가볍고 싶어요.가벼워서 무게도 존재하지 않아서
세상을 보며 참을 수없이 발을 내리고 싶은 욕구에 시달리고 싶어요.
발을 내려야만 하는, 그래서 온갖 무거움이 쌓인 땅에 짐이 되는 기분대신에
가벼운 발을 대고 처음 만나는 설레임을 아기 때가 아닌 지금 의식이 있는 때
에 겪어 보고 싶은 걸요...
눈이 오면 좋겠다고 지금은 생각해요. 수능이 끝나고 눈이 와서. 눈이 와서 바쁜 시험철이 오기 전에 막 웃어보고싶네요^^
바람이 차가우니까 우울한 마음이 자꾸 내비치나봐요.
누구는 사랑에 실연을 당한게 아니냐고 했고.
누구는 겁이 늘었느냐고 했지만.
아녜요. 우울증일 뿐이랍니다.
우울증이라도 난 누군가가 나같이 슬픈것보다는
받은 기쁨에 살게하고 싶은 마음때문에
지금은 상상해보며 웃어요.
웃어주세요. 당신이 행복한것이 기쁘답니다
누가 이것을 보든지 행복의 편지같이 다시 쓸 필요없이도
누구든 행복하고 여유롭게 이 차가워져 한없이 청결한 계절에
청량한 것만을 보며 행복에 겨워하기를 빌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