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여 그대 흔들리는 남빛 혼령인 듯
지은이 : 진경옥
내가 아주 혼자인 것을
밤깊어 부는 바람
소리로 알겠네
어딘지 알 수 없는 발자욱을 보면서
피리처럼 가늘게 떨리는 것
어느날 구름으로 무심히 피듯
눈빛 황홀한 약속을 저미네
아아, 높은 하늘
바람에 실리는 잠깐의 몸부림
황폐하던 걸 모두 벗어서
부서지는 日常
흰 거품에 말아 넣으며
파도여 그대 혼령인 듯
오로지 흔들리는 남빛 혼령인 듯
꿈으로 살아
꿈처럼
내가 홀로 떠 다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