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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노래하는 시 모음> 정연복의 '행복' 외
날짜
:
2015년 01월 15일 (목) 11:03:57 오전
조회
:
1625
<행복을 노래하는 시 모음> 정연복의 '행복' 외
+ 행복
인생살이의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늘 가까이
아주 가까이 있다.
날마다 꿈같이 동터 오는
아침 햇살 속에 있다
다정히 둘러앉은 식구들의
도란도란 대화와 웃음 속에 있다
기쁨과 보람으로 일하는
돌고 도는 일상의 삶 가운데 있다
하루의 고단한 일과를 마친 후
고요한 밤의 안식 속에 있다.
행복의 파랑새는
지금 우리들 마음속에 있다
지금 살아 있음을 감사하는
작고 소박한 믿음 안에 있다.
+ 행복
슬픔의 사이사이
기쁨의 순간들이 있었다.
슬픔은 길고
기쁨은 한순간이었지만
하나의 기쁨이 있어
아홉쯤의 슬픔을 견딜 수 있었다.
나 세상의 비바람 앞에
금방 쓰러질 줄 알았는데
아직도 이렇게 살아
또 하나의 기쁨을 꿈꾸고 있다.
깜깜한 밤이 지나면
기필코 동터오는 아침같이
나의 쓸쓸하고 그늘진 생에도
밝은 햇살 닿을 줄 믿으며.
+ 행복과 행운
의학이 발달해
사람이 백년을 산다고 치자
일년 365일이면
100년이면 삼만 육천 오백 일.
행복의 세 잎 클로버 천 개마다
행운의 네 잎 클로버가 하나씩 있다면
백년을 살아도 평생토록
손에 쥘 수 있는 행운은 36.5개밖에 안 되니
행복을 위해 애쓰지 않고
요행수로 행운 잡기를 바라는 건 어리석은 일.
세 잎 클로버가 네 잎 클로버보다
훨씬 더 소중하고 가치 있음을 기억하자.
+ 행복한 시인
시를 쓰니까 가난합니다
가난하니까 시를 씁니다
시는 가난을 낳고
가난은 시를 낳습니다
시와 가난은
찰떡궁합인가 봅니다.
가난은
살아가는 데 불편합니다
하지만 가난해서
시를 쓸 수 있으니 행복합니다
가난해도 나름 행복하니까
나는 행복한 시인입니다.
+ 행복한 부부
아내와 손잡고 길을 걸으며
먼길도 가깝게 느껴진다면
아내와 마주앉아 밥을 먹으며
밥맛이 꿀맛이라면
아내와 차 한잔을 마시며
도란도란 대화 꽃이 핀다면
아내의 맘속 기쁨과 슬픔을
어느 정도는 감지할 수 있다면
아내와 나란히 잠자리에 누워
하루의 고단함이 잊혀진다면
아내와 함께 나이 들어가면서
즐거운 추억이 하나 둘 쌓인다면
아내의 늙어 가는 모습도
변함없이 예쁘게 느껴진다면
두 사람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부부다.
+ 가난한 날의 행복
가난한 글쟁이로
가장 노릇을 한다는 게
그리 만만치가 않다
세 끼의 밥이야
그럭저럭 마련하더라도
늘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
빠듯한 살림살이에
곡예를 하듯
아슬아슬 꾸려온 지난 세월
월말이 되면
밀려드는 고지서 더미에
축 처지는 나의 어깨
아이들에게는
약한 모습 보이지 말자 해도
이따금 새어나오는 한숨
이런 남편의 모습을 보며
마음 여린 아내는
또 얼마나 가슴 졸일까
그래도 힘든 티를 내지 않고
나의 등을 토닥이는
아내의 작고 따스한 손
그래,
내일이야 기약할 수 없더라도
오늘 하루를 감사하며 살자
어느새 우뚝 자란 아이들이 있고
변함없이 착한 아내가 있으니
나도 이만하면 꽤 부자가 아닌가
* 정연복(鄭然福): 1957년 서울 출생.
pkom54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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