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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행복 시 모음> 정연복의 '황홀하다!' 외
날짜
:
2014년 07월 18일 (금) 10:34:37 오후
조회
:
1581
<사랑의 행복 시 모음> 정연복의 '황홀하다!' 외
+ 황홀하다!
광활한 우주의
한 점 먼지일 뿐인 내가
또 하나의 먼지인
너를 어쩌다가 만나
눈맞아 사랑을 하고
태양 같은 아이들을 낳고
기쁨과 슬픔
웃음과 울음 속에 살다가
아스라이 먼지로
돌아갈 것이다.
황홀하다!
+ 사랑의 행복
황금에 눈먼 세상이라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아니다
세상살이는 그런 게 아니다
사랑 없는 눈부신 행복보다는
사랑 있는 소박한 행복을
더없이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있어
세상은 오늘도 이렇게
건재하다
사랑 없는 행복이
어디 행복이겠는가
+ 사랑의 행복
숲 속 오솔길
당신과의 산책
별빛 순수한
당신의 눈빛
달빛 은은한
당신의 미소
도란도란 꽃 피는
당신과의 대화
옥구슬 영롱한
당신의 목소리
햇빛 따스한
당신과의 포옹
노을처럼 번지는
사랑의 행복
+ 사랑의 행복
이 세상 많은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 좋아
그 한 사람이 너무 좋아
이 마음 나도 모르게
그 사람에게로 끌리는 것처럼
가슴 뛰는 일이 있을까
그 사람을 생각하면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르고
먼길을 걸어도 고단하지 않고
그 사람의
명랑한 말 한마디에
어둡던 마음에 밝은 태양이 떠오르고
그 사람을 보고픈 마음 참을 수 없어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워도
정신은 초롱초롱 맑고
그 사람이 만들어 준
푸른 향기의 풀꽃 반지 하나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석처럼 느껴지는
그런 사람 하나
내 마음의 별로 반짝이는 것보다
더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이 세상 수많은 사람들 중에
한 사람
오직 하나의 사람을
이 목숨 다하도록 사랑하리라
맹세하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일이 있을까
사랑의 행복보다
더 행복한 게 있을까
+ 사랑의 눈빛
꽃잎에 구르는
아침 이슬은
영롱하여라
꽃잎과 입맞춤하다
눈부신 햇살에 수줍어하는
아침 이슬은
몹시도 영롱하여라
그래도 사랑의 눈빛만은 못하지
서로가 서로를
가슴속 깊이 담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랑의 눈빛만은 못하지
찰나의 눈빛 하나
스치는 것만으로도
마음속 가득 번지는
사랑의 행복이여
+ 사랑의 기쁨
빛의 뒤안길에
그림자 있듯
스무 해 가까운
우리의 사랑살이
행복한 웃음 사이사이
쓸쓸한 눈물도 아롱졌네
하늘이 우리 둘의 목숨
거두어 가는 그 날까지
폭풍우 속이라도
함께 뚫고 나아가자던
그때 그 맹세는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
이 밤
곤한 잠을 자고 있는
당신의 야윈 볼에
나의 도톰한 볼 포개며
파도처럼 밀려오는
사랑의 기쁨
+ 사랑의 천국
며칠 전 내게 보내준
단 두 줄의 문자 메시지
"내가 천국에 갈 때까지
당신만 사랑해요."
이 황홀한 고백
한평생 가슴속에 있을 거예요.
나도 똑같이
당신께 말하겠어요
"내가 천국에 갈 때까지
당신만 사랑해요."
꿈같이 바람같이 흐른 지난 세월
가만히 뒤돌아보면
당신과 함께 한 스물 네 해
하루하루가 천국의 시간이었지요.
이제 우리의 머리에
흰 서리 솔솔 내려
지상의 날들
얼마쯤 남았을지 몰라도
우리의 사랑이
바로 우리의 빛나는 천국이고
어느새 미루나무같이 우뚝 자란
사랑스러운 아들과 딸
그 천국의 더없이 소중한
보물인 것을.
+ 사랑의 추억
목련꽃 그늘 아래
당신의 순한 눈빛은
참으로 고왔어라
장미꽃 덤불 속
당신의 해맑은 미소는
눈부시게 아름다웠어라
호젓한 가을의 벤치
살포시 당신과의 포옹은
몹시도 행복했어라
추운 겨울 밤
당신의 꽁꽁 언 손을 녹이며
내 마음은 따스했어라
이제 당신의 눈가에
세월의 이랑처럼
잔주름이 피어났어도
나 그런 당신의 모습이
더욱 예쁘게만 보이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 아내의 초승달
아차산 야간등산
하산 길
아스라이 동녘 하늘에
초승달 하나
선녀의 눈썹인가
가늘고 길게 굽어진
저 숨막히게 예쁜 것.
늦은 귀가의 남편 기다리다
지쳐 잠이 든 아내
별빛 맑은 눈동자는
평화로이 감겨 있는데
바로 그 위에
초승달 두 개 떠 있네
만지면 사르르 부서질세라
새끼손가락 끝으로
조심조심 쓰다듬어 보는
한 쌍의 아미(蛾眉).
나는
행복에 겨운 나무꾼.
* 정연복(鄭然福): 1957년 서울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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