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사랑을 보낸 가슴엔
더 이상 봄날은 없다고 말하지 마라
척박한 가슴에도
거짓말처럼 봄은 오나니
사랑하라
처음처럼 마지막이듯
사랑하라
상처가 기적을 선물할 때까지
사랑하라
비바람에 견딘 나무가
아름다운 꽃과 튼튼한 열매를 얻는다는 것을
알게 될 때까지
(이희숙·시인, 1964-)
+ 세상의 중심 - 지친 이들에게 보내는 시
여보게.
기분은 괜찮은가?
자네가 요즘 힘들다 해서 묻는 말일세!
문을 열고 나가서 세상을 한 번 보시게!
어떤가?
언제나 세상은 그대로이며
눈부시게 아름답지 않은가?
비가 와도
눈이 내려도
광풍 휘몰아쳐도
여전히 해는 뜨고
또 여전히 땅은 그대로 있으니
자네 가슴으로 불어와
꽁꽁 얼어버린 찬바람일랑은
저 햇살 아래에 서서
녹여 떠나보냄이 어떠한가?
어느 곳
어느 땅이건
그 중심에는
언제나 자네가 서 있다네
그러니
중심 잘 잡으시게
자네가 휘청거리면
세상이 거세게 요동친다네
자네 휘청거리면
나는 넘어지는 신세니 한 번 봐 주시게
여보게.
세상의 중심!
그래, 자네 말일세!
자네가 태양을 집어삼킨 가슴으로 살기를
내 간절히 바라네
자네 식어있는 가슴을
지난날처럼 뜨거운 열정으로
다시 한 번 활활 태워보시게
힘을 내시게
내 응원함세
자네가 세상의 중심이잖은가!
자, 내 손을 잡으시게
다시 일어서서 저 태양을 집어삼켜 버리시게!
(전진탁·시인)
+ 마음의 평화
마음의 평화는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건
내 삶을 사랑하고
나와 함께 그것을 공유했던 사람들을
사랑함으로써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있다.
(세퍼드 코미나스·심리치료사)
+ 마음껏 슬퍼하라
진정 슬픈 일에서 벗어날 유일한 길이니
두려워말고, 큰 소리로 울부짖고 눈물 흘려라,
눈물이 그대를 약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눈물을 쏟고, 소리쳐 울어라.
눈물은 빗물이 되어 상처를 씻어줄 테니,
상실한 모든 것에 가슴 아파하라,
마음껏 슬퍼하라,
온 세상이 그대에게 등을 돌린 것처럼.
상처가 사라지면
눈물로 얼룩진 옛 시간을 되돌아보며
아픔을 이기게 해준
눈물의 힘에 감사할 것이다.
두려워말고, 마음껏 소리치며 울어라.
(메리 케서린 디바인)
+ 고난기에 사는 친구들에게
사랑하는 벗들이여, 암담한 시기이지만
나의 말을 들어주어라
인생이 기쁘든 슬프든, 나는
인생을 탓하지 않을 것이다.
햇빛과 폭풍우는
같은 하늘의 다른 표정에 불과한 것
운명은, 즐겁든 괴롭든
훌륭한 나의 식량으로 쓰여져야 한다.
굽이진 오솔길을 영혼은 걷는다.
그의 말을 읽는 것을 배우라!
오늘 괴로움인 것을, 그는
내일이면 은총이라고 찬양한다.
어설픈 것만이 죽어간다.
다른 것들에게는 신성(神性)을 가르쳐야지.
낮은 곳에서나 높은 곳에서나
영혼이 깃든 마음을 기르는
그 최후의 단계에 다다르면, 비로소
우리들은 자신에게 휴식을 줄 수 있으리.
거기서 우리들은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하늘을 우러러 볼 수 있을 것이리라.
(헤르만 헤세·독일 시인, 1877-1962)
+ 행복의 문
태양을 바라보며 살아라.
그대는 그림자를 볼 수 없으리라.
해바라기가 하는 것처럼.
고개를 숙이지 말라.
머리를 언제나 높이 두라.
세상을 똑바로 정면으로 바라보라.
나는 눈과 귀와 혀를 빼앗겼지만
내 영혼을 잃지 않았기에
그 모든 것을 가진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고통의 뒷맛이 없으면 진정한 쾌락은 거의 없다.
불구자라 할지라도 노력하면 된다.
아름다움은 내부의 생명으로부터 나오는 빛이다.
그대가 정말 불행할 때
세상에서 그대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믿어라.
그대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한
삶은 헛되지 않으리라.
행복의 한 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
그러나 흔히 우리는 닫혀진 문을 오랫동안 보기 때문에
우리를 위해 열려 있는 문을 보지 못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는다.
단지 가슴으로만 느낄 수 있다.
(헬렌 켈러·미국 작가이며 교육자, 1880-1968)
+ 사랑의 묘약
부속품도 필요 없고 건전지도 필요 없다.
다달이 돈을 낼 필요도 없고
소모품 비용도 들지 않는다.
은행 금리와도 상관이 없으며
세금 부담도 없다.
도둑 맞을 염려도 없고
시간이 지나 퇴색할 염려도 없다.
한 가지 사이즈에 모두가 맞으며
질리지도 않는다.
가장 적은 에너지를 사용해
가장 감동적인 결과를 낳는다.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어 주고
행복감을 키워 준다.
당신의 눈을 빛나게 하고
당신 자신을 존중하게 해준다.
감기, 얼굴에 난 종기, 골절상에도 효과가 있으며
불치병까지도 극적으로 낫게 한다.
이 약은 특히
가슴에 난 상처에 특효약이다.
이 약은 전혀 부작용이 없으며
오히려 혈액 순환까지도 바로잡아 준다.
이것이야말로 완벽한 약이다.
처방은 이것이다.
최소한 하루에 한번씩
식후 30분이든 식전 30분이든
서로 껴안으라는 것이다.
(헨리 매튜 워드)
+ 치유받은 자
병마와 싸워 이기니
이제야 분명히 알 것만 같구나.
질병이여!
너는 신의 선물이다.
그러므로 신을 찬미할지라!
인간이 얼마나 힘들게 너와 싸우는지.
하지만 투쟁에서 영혼의 경련은
한꺼번에 풀어진다.
너는 인간의 심상을 고양시키고
날카로운 품성을 온화하게 하나니.
예전에 나는 거칠었으나
이제는 부드러운 사슴이 된다.
나의 불안은 사라지고
한없는 평화가 내게 충만하다.
여기에 오는 다른 모든 이들도
선하고 온유하다.
그들도 나를 한 식구로 생각하나니.
같은 고통은 모두를 같게 만든다.
다른 이들이 먼 곳을 향해 뛸지라도
너는 가까운 곳에 목표를 정하라!
낮을 위해 일하면,
편안한 밤은 네게 무엇보다 소중해지나니.
마치 쟁기로 파헤친 흙덩이처럼
얼어붙은 정조(情調)가 풀려난다.
그리고 환희의 합창과 더불어 봄이 깨어나듯이
그 정조는 오랜 휴식 뒤에
파란 새싹을 돋아나게 한다.
내게 삶의 생기가 힘차게 솟구치나니.
그리하여 나는 아침햇살을 받으며 즐거이 외치노라.
질병도 신의 선물이니.
그러므로 신을 찬미할지라!
(프란츠 그릴파르처, 오스트리아 극작가, 1791-1872)
+ 나는 지쳤습니다
나는 피곤하고 지친 몸이니.
이제 휴식을 얻기 위해 두 눈을 감으렵니다.
아버지여, 당신의 눈을 들어 나의 잠자리를 보살펴 주소서!
비록 내가 오늘 불의를 행하였다 하더라도
사랑하는 신이여, 용서하여 주소서!
당신의 은총과 예수의 피가 모든 죄를 씻나이다.
신이여,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을
당신의 손안에서 편히 쉬게 하소서!
모든 인류가 당신의 섭리에 맡겨졌나이다.
병든 가슴에 평온함을 주시고,
슬픔에 젖은 두 눈을 감게 하소서!
하늘 위에 반짝이는 달로 하여금
고요한 세상을 지키게 하소서!
(루이제 헨젤, 독일 여류시인, 1798-1876)
+ 자살에 대한 경고
이 충고는 자네를 위한 것이야.
만약 자네가 권총에 손을 뻗어
얼굴을 내밀고 방아쇠를 당기면
내 가만 두지 않겠네.
착한 사람은 적고
나쁜 이는 많다던
교수의 훈계를
다시 복습할까?
세상이 재미없다고?
가난한 자와 부자가 있다고?
이봐, 뻔한 소리를 되풀이할 거야?
자네 시체가 관속에 있어도 후려갈길 거야.
주변에서 일어나는 잡스런 일이야 아무래도 좋아.
비 맞은 중처럼 불평하는 건 이제 집어치워.
세상이 그렇고 그렇다는 것은
어린애도 다 알아.
자네 꿈은
인류를 개선한다는 것이 아니었나?
아침이면 자네는 그 꿈을 비웃을 거야.
그러나 인간은 조금씩 나아질 수 있어.
그래, 나쁘고 형편없는 자들이
버글버글하고 강자인 건 사실이야.
그렇다고 개처럼 죽을 수야 없지.
최소한 오래 살아 놈들 약이라도 올려야 하지 않겠어?
(에리히 캐스트너, 독일 소설가, 1899-1974)
+ 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말라!
상처를 입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상처를 내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상처를 내지 않는 사람은
끝없이 많은 고통을 당해도 강해진 채
고통에서 걸어 나온다.
자기를 스스로 배반하는 사람은
자신으로부터 고통을 당하고,
아무도 그를 반대하지 않아도
그는 무너져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비록 아주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상처를 내고 부당하게 다룰지라도,
그는 항상 다른 사람을 통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통해 고통을 받는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하여
깨어 있고 분별력을 갖도록 하자!
그리고 모든 씁쓸한 일을
고귀한 마음으로 참아 견디어내자!
(성 요한 크리소스톰·초대 교부, 347-407)